한민족이 자랑스러워하는 고구려... 중원의 대륙국들과의 투쟁에서 승리하여 천하를 지배한 고구려, 그런 고구려를 건국한 영웅 주몽... 주몽(朱蒙)은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칭기즈칸이 몽골 부족을 통일하기 전까지 몽골에는 기록된 신화가 없었다. 칭기즈칸이 몽골 부족을 통일하고 대제국을 건설한 뒤, 그 손자인 원나라 세조에 의해 선조들 이야기가 기록되기 시작한다. 그것이 바로 『몽골비사』이다.
『몽골비사』에는 알랑-고아의 설화가 있다. 알랑-고아는 코릴라르타이-메르겐의 딸이라고 한다.
“밤바다 밝은 금빛을 띤 사람이 겔(몽골인의 천막집)의 에루게(천막 위로 난 창문)의 창문을 통해 빛처럼 들어와 나의 배를 비치자 그 빛이 내 뱃속으로 들어왔다. … 뱃속의 아이는 하늘의 아들이다 … 이 아이가 우리 모두의 칸이 되면 일반 사람들은 이 아이의 내력을 알게 되리라 (『몽골비사』)”
알랑-고아 설화에서 뭔가 느껴지는게 없는가?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이야기란 생각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 바로 주몽 설화, 주몽의 어머니 유화부인(柳花夫人) 설화의 몽골버전(Mongol version)이라 할 수 있다.
"고구려는 부여에서 나왔다. 스스로 말하기를 선조는 주몽(朱蒙)인데 주몽의 어머니는 하백(河伯)의 따님이었다. 하백의 따님은 부여 왕에 의해 방안에 갇혔는데 햇빛이 그의 몸을 비추어 이를 피하였지만 그 빛은 계속 그녀를 따라다녔다. 곧 그녀에게 태기가 있어 알을 하나 낳았는데 그 크기가 곡식의 닷 되 정도였다. 부여왕은 이 알을 버려 개에게 주었는데 개는 이 알을 먹지 않았고 돼지에게 주었으나 돼지도 먹지 않았다. 길거리에 내다 버렸으나 마소가 피해 다녔고 들에 버리자 새들이 이를 보호해주었다. 마침내 왕은 그 알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다. 그녀는 이 알을 따뜻한 곳에 두었는데 아들이 태어났고 그 아이가 자라서 자(字)를 주몽이라고 하였는데 그곳 풍속에 주몽이란 활의 명인이라는 뜻이었다."
『삼국사기(三國史記)』「고구려 본기」시조 동명성왕
여기서 나오는 알랑-고아(Alan-Go'a)는 몽골민족의 성녀(聖女)로 알랑 미인(美人)이라는 말이다. 이 이름 가운데 ‘알랑’이란 우리가 자주 들어온 아랑 설화의 그 아랑이고 ‘고아’는 곱다(beautiful)는 뜻이라 한다.
(참고로 알랑-고아의 12대 손이 바로 칭기즈칸이다)
알랑-고아의 아버지는 코릴라르타이-메르겐이라고 한다. 이 뜻은 코리족의 선사자(善射者)라는 의미로, 이 선사자라는 말을 알기 쉽게 고치면 주몽(朱蒙)이라는 말이 된다고 한다. 주몽이란 활의 명인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알랑-고아의 아버지는 고주몽(高朱蒙 : 코리족의 명궁)이라는 말이 된다. 어떤 학자들은 이 메르겐에서 신라의 마립간[(麻立干 : 마루(宗) + 칸(汗)]이 나왔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코릴라르타이-메르겐(고주몽)은 사냥을 즐겨했는데 이를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과 따로 떨어져 나와 코릴라르(Khorilar)라는 씨족을 만들었다. 보르칸칼돈 산은 사냥감이 많아서 오랑캐들인 신치-바얀의 땅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코릴라르타이-메르겐의 딸인 알랑-고아는 아리-오손(아리수)에서 태어난 것이다.” 『몽골비사』
몽골비사에 나오는 코릴라르타이 메르겐이 자신을 시기하는 사람들을 피해 따로 씨족을 만든 것과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자신을 시기하는 동부여의 대소 및 일곱왕자를 피해 남으로 내려와 고구려를 건국하는 과정이 똑같은건 우연일까?
왕자(王子:대소를 비롯한 일곱왕자)와 여러 신하들이 또 그를 모살(謀殺)하려 하므로, 주몽의 어머니가 비밀히 아들에게 말하기를, "나라 사람이 장차 너를 해치려 하니 너의 재주와 지략(智略)을 가지고 어디에 간들 아니되랴. (이 곳에) 지체하다가 욕을 당하느니보다는 (차라리) 멀리 가서 有爲(유위)한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주몽은 이에 오이(烏伊)·마리(摩離)·협부(陜父) 등 3명과 벗삼아 (도망하여) 엄사수(淹㴲水)에 이르러 (물을) 건너려 하였으나 다리가 없었다. 추병(追兵)이 쫓아 올까하여 강물에 고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이요 하백(河伯)의 외손(外孫)이다 오늘 도망하는 중에 추격병들이 쫓으니 어찌하랴"고 하였다. 이 때 (물 속에서) 고기와 자라(魚鼈)들이 떠올라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朱蒙(주몽)이 무사히 건너자 고기와 자라들이 곧 흩어지니 뒤를 쫓는 기병(騎兵)이 건너오지 못하고 말았다.
『삼국사기(三國史記)』「고구려 본기」시조 동명성왕
코릴라르는 몽골학자 가담바에 의하면 코리족에서 갈라져 나온 부족의 명칭이라고 한다. 이 명칭은 주몽이 코리 부족에서 일단의 지지 세력을 이끌고 남으로 이동하여 나라를 세운 뒤 국명을 코리의 한 나라임을 나타내기 위해 고(高 : 으뜸) 구려(Kohri)라고 부른 것과 거의 일치하는 내용이다.
신기하지 않은가?. 몽골의 건국신화와 고구려 건국신화의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 말이다. 참고로 칭기즈칸이 처음으로 받은 칭호가 바로 자오드 코리이다. 코리족의 소족장이라는 뜻인데 아마도 코리(고구려)와 무관한 것 같지 않다.
몽골비사의 코릴라르타이-메르겐 신화와 우리의 주몽신화의 연관성은 어떻게 봐야할까? 몽골의 뿌리가 고구려일까? 몽골의 뿌리가 고구려가 아니라 하더라도 몽골과 고구려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례로 동몽골 지역에는 고구려 성터로 추청되는 3곳의 고구려 석성 유적이 있고, 할흐곰솔지역에는 석인상이 있는데, 이 석인상이 고구려 시조인 추모성왕이라 구전되고 있다고 한다.
바이칼호 지역에서는 고구려 시조 주몽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어느 한 전설에는 고구려의 장수가 이 곳까지 쳐들어왔다는 전설을 전하고 있다.
이같은 단편적인 편린은 무얼 말하는걸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는 빙산의 일부가 아닐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고구려는 거대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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